아주 작은 세계
일요일의 느긋한 잠을 깨우는 소음.
깨어난 김에 카메라를 들고 들로 나갔다.
강 까지 갈까 하고 나가긴 했으나
햇살이 보통 아니어서 논 둑길에 들꽃을 찾다가
바글바글 메뚜기떼가 뛰어다녀 한마리 잡자-
하다가,
작은 이슬세계를 만났다.
논둑엔 메꽃이 지천이다.
그 사이로 딸기가 한 여름 햇살같다.
놀래라~~~
풀잎인지 모르라고 용케도 풀잎색이다.
녀석의 얼굴에도 아침은 온듯..
맨 눈으로는 알 아볼수 없더니 ..이슬 눈이 두개 생겼다.
자식도 참-
이슬눈을 작은 발로 벗겨내는 양이 혼자서 웃게 하더니....
작은 이슬방울에 풀잎세계가 들어가 앉앗다.
바늘귀만한 이슬을 담아보았더니...
저 작은 세계에 우주가 담겼다.
신통도해라...
한 알만 따다가 목걸이를 만들까...
예쁘다 참.
참- 구도.
옆으로 살짝 비길걸...
작은 지구의 .
달이 동그랗게 떴다.
한밤중-
적도를 지나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본 바깥세상.
캄캄한 하늘에 동그란 달.
그 달에 비친 까마득히 아래 반빡이는 것-
바다였을게다.
그 검은 바다에 반짝이던 약한 빛줄기...
그것이 달빛이어서 가슴이 서늘하였는데-
풀잎에 맺힌 이슬 방울 안에도 달은 떴다.호~~~
사진을 배우겠다고 나서기 전에는
저 작은 이슬은 보이지 않앗는데...
여름날 아침은 거미도 메뚜기 처럼 아기다.
사냥이나 제대로 하려나?
꼭꼭 숨어라~~~ 내 눈엔-
아무래도 풀잎이나 메뚜기나 ....
어찌나 작은지 마이크로를 아무리 갖다대도 구별이 안간다.
뜨거운 여름 한낮 아량곳 않고
방글방글 피고 또 피는 능소화
저 넘이 좋아서 내가 근무하는 곳에도 담장 가득 심었다.
내 어렸을적 제일 좋아한 꽃인데...
어느때인가 부터 수련을 좋아하고 말아서
도라지에 대한 미안함이 늘 있다.
산골에는 도라지만한 신비스런 색의 꽃도 없던 시절이라...
일요일 아침-
늦잠에 늘어질뻔했는데.....잘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