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데려온 아이

달빛뜰 2009. 10. 15. 13:45

들길을 걷다가

가물어 먼지 풀풀한 길옆에 겨우 자라난 국화가 띄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누구 눈 길 받기도 어렵고

물 한모금 가져다 줄 수도 없는곳에

어찌하여 자리 잡게 되었는지....

아주 작은 국화 포기 서너개가 그래도 철 맞춰 꽃송이가 맺혔다.

기특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그냥 둘까 ..그래도 여기가 제자린것을...하다가

길러보자...도로 돌아가 뾰족한 돌맹이로 팠다.

먼지가 풀풀나는 척박한 자갈밭..

그래도 그 아래는 물기가 머금었다.

뜯길까 조심해도 뜯긴 녀석 하나...

다행이 뿌리까지 나온 녀석 둘-

호박잎에 싸서 가져다 분에 심었다.

 

찬서리 맞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을 위해

밤에 썰렁해도 베란다를 열어두었다.

낮에 햇빛 잘 들도록 창을 향하고 물도 흠뻑~~그렇게 사나흘...

햐~~노랗고 작은 꽃송이가 피어났다.

"안 죽었구나....반갑다"

아침에 사진을 찍어줬다.

내년 봄엔 큰 분에 옮기고 사무실 베란다에 가져다 길러보자.

그곳이 집보다 바깥 바람을 잘 쐴 수 있으니까....

 잘 키워서 살림 늘어나면 나중에 시골집으로 데려다 온 뜰을 국화향으로 장식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