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치와 인연
1989년 9월 초쯤이었을게다.
올림픽이 끝나고 이듬해 올림픽경기했던 수영장에 회원모집에 갔고,
접수 줄을 서다 밀려서 저녁반 수영을 하게 되었다.
몇 개월 수영하며 친해진 친구둘을 덜덜거리는 PONY2 에 싣고 치악산 구룡사를 간다고 나섰다가
유닌히 길치인 나는 그만 길을 잃어 구룡사를 지나쳤고,
안흥이라는 이정표가 걸린 마악 포장이 끝난 새까만 아스팔트길을 따라 무작정 향한곳이
내가 노후에 살곳이 될 인연으로 맺어질 줄을 당시에는 짐작도 못했다.
- 한창 수영장에 퐁~~~빠졌던 시절. 올림픽공원의 봄 꽃밭에서-
강림면-
포장길 끝난 비포장도로 따라 호젖하고 아름다운 계곡길을 10키로쯤 올라가니
마치 복주머니 같이 둥글고 예쁜 마지막 동네가 나왔고, 치악산 송어집이 마을끝 저수지 아래 있었다.
식당도 아닌 송어집 아주머니를 보채서 송어회를 먹었을때...
그 맛에 반해 친구들-
그러니까 좀 안다싶으면 그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송어회를 먹었고,
맞은편 곧은재(고든치)를 올랐고,
그 고운 풍광에 빠져 그곳 가을을 만나지 못하면 가을을 잃어버린듯 했다.
자그마치 22년-
- 지난해 가을의 고든치-
2010년 무더운 여름-
나는 고든치에- 그토록 살고 싶었던 그곳에 오두막 지을 땅뙈기를 만나는 행운을 잡았다.
그것도 함께 세계의 산을 쏘다니던 친구와 둘이 ...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칸 마련하니
달 한칸 나 한칸 청풍한 칸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곳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 햇살 잘 드는 집 (헐기전)-
-마치 희말라야의 한 자락 같다-
오래전에-
철도 들기전에 만난 이 싯귀를 마음에 품었으니
나는 애당초 부자되기는 글렀었나 보다.
이제-
환갑도 해 먹었으니 조금- 조금만 더 직장을 다니다가 나는 이곳으로 들어가려한다.
전원의 삶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