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선이 머무는 곳
2013년 7월 준공할때
텅 빈 마당만 덩그라니.......
주말에만 오던 그 때는 온 마당에 풀이 무성하고
뱀이 마당가를 슬슬 기어다녀
'나 여기 살 수나 있을런지...' 했는데.......
전쟁하듯,
참 지독히 일 한 것 같다 돌아보면.........
아직도 새벽에 일어나 두 시간쯤 풀 뽑기를 하고
4, 5월은 '덥기전에-'라며 모종을 여기저기 파 옮기고
사다 심고.......
자연의 품에서 꽃을 키우며 산다는 것은
수행하는 일과 다를게 없는 것 같다.
요즘 처럼 긴 가뭄에는 오후에 물 호스를 끌고 다녀야 하고.
그래도 5년-
앞 동네 지인이 "죽을 힘을 다 해서 가꿨다'는 그 집 뜰.
나도 아~~정말 죽을 힘을 다 해 가꿨군-
싶은데,
어떤날은 엉성해보이고 어떤날은 확~~파 뒤집고 다시 하고 싶어지고-
아마추어 솜씨이니 얼기설기인것은 어쩌면 당연한것인데-
그러면서도
아침일이 끝나고 차 한잔 들고 잔디밭 그늘에 앉으면,
"아~~편안해..........'
싶으니
죽을 힘을 다 해 가꿔온 보람인듯도 싶다.
순전히 내 손으로 가꾼 꽃밭에
시선이 머무는 순간들을 행복하게 여기니.......
나 이 순간을 꿈 꾸며 죽을힘으로 삽질하고 호미, 낫 들고 돌을 나르고 하지 않았던가-
때로는 진통제를 먹으며 아픈 허리를 견디기도 하고.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르지만......
보잘것 없고 작은 잔디밭이나,
내가 앉을 그네를 놓을 수 있고,
알리섬 향기를 올려두고 차를 마실 수 있으니,
더 바발것 없는 안락함이다.
자엽펜스테몬이 와글와글 피고
히야신스 락스퍼도 심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불어나
피고 지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