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더운 여름이다.
떠날 여건 못만들고 갑갑증으로 잠을 설치고 있는데
친구가 데려간곳- 앤 하우스.
"언니가 좋아할만한 집이야. 며칠전 가족과 다녀왔는데 언니 생각에...." 라며-
내 여행 짝 그녀
그녀와 나는 만난지 얼마 안되면서도 마치 전생부터 아는 양하다.
함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이라는 <밀포드>를 걸었고
쉽게 갈 수 없는 러시아의 하마르다반 산속도 함께 걸었고
10년도 넘게 꿈꾸던 록키산속도 걷고,
캐나다 여기저기를 둘이 길 잃어가며 돌아보았으니
이 만하면 예사 인연은 아니다.
영동고속 면온 IC에서 채 5분도 안 걸리는 곳-
앤 하우스는 전화번호도 안 적혀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숲 향이 진하게 번진다
울창한 낙엽송도 반갑게 맞고-
카페는 마치 외국 어디를 여행 중인 듯 하게 한다
휴게소인가?
들꽃 너머 파라솔이 조르르...
나중에 알고보니 고기 굽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뜰앞에 히야신스도 피었고
정겨운 옛 생각이 나는 나무 의자-
마치 앤이 폴짝거리며 뛰어나와
저 의자에서 책을 읽을듯한 분위기다.
가만-우리집이 어딘가?
내 인생의 하룻밤을 쉬게 될 집
창가에 바글바글한 야생화를 두르고 ......
친구도 꽃밭에 빠졌다.
꽃 숲속의 집
자작나무 숲길....
친구랑 둘이 바이칼을 얘기하던 자작숲
가을이면 노랗게 물을 들이겠다
(바이칼호숫가의 자작숲)
(몽골의 자작숲...노랗게 물이 든 모습)
정겨운 돌계단..
젤루 욕심나던 풍경이다.
창 안에도 창 밖에도 온통 꽃밭
겨우 한 사람 드나들만한 <집으로 가는 길>
나는 이 길도 탐이났다.
여러해 전에 <타샤 튜더>의 '나의정원' 을 보고
퇴직하면 시골 어느 구석에 자라잡고
나도 작은 정원 타샤처럼 가꾸며 살리라...했더니
이런 고운 정원을 만나게 되었나보다.
꽃 이름을 외우지 못해 불러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모습은 모두 모두 기억해 주겠으니 서운해 하진 않겠지. 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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