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내 사랑 설악-6월의 가야동계곡

달빛뜰 2005. 7. 12. 14:55

수렴대피소 아침 6시 20분-

새벽 4시 출발은 사정에 의해 미뤄지고

산꼭대기에 햇살이 비칠 무렵에 수렴동대피소를 나선다.

가야동 계곡은 이미 옥빛으로 아침을 열고

산새의 우지짐도 온통 옥빛이다.


전날 대피소에서 설친 잠으로 머리도 다리도 무겁다.설악의 긴 여정에 나설 때마다 '내가 얼마나 더 오게될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나이를 의식하게 되나?


가르릉가르릉 산새 우지짐을 따라 계곡

바위길을 오르다보면 어느새 다리는

가벼워지고 조금전의 기우도 달아난다. 

물이 많지 않아 숲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산을 오를 수 있다.

숨이 찰 무렵이면 나타나는 천왕문, 그 아래서 쉰다.

올려다보면 까마득한 절벽, 천왕문을 들어서면 하늘가는 길로 들어서는 기분이 든다.

앵글로 당기면 꼭대기에 사천왕처럼 무서운 인상이 있다.

마치 이곳으로는 잡귀는 얼씬도 못하게 할 듯한 인상.




오세암 망경대-

방금 전 넘어온 공룡능선이 쫘르르 펼쳐지고 대청봉 아래로 용아장성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 뒤로 서북능이 장막처럼 둘러쳐졌다.

그 앞으로 용아의 빼어난 자태가 고스란히 펼쳐진다.

용아는 계절마다 보는 장소마다 다르게 ,너무도 다르게 보인다.

망경대서 보는 여름 용아는 숲 속에 싸여서 용의 이빨이 제대로 나타나 보인다.

벌벌 떨며 지나던 개구멍이 바로 눈앞에 있다.



하산길.

길을 잘못 들어 가파른 모래 경사 길을 만난다. 잘잘 미끄럼을 타느라 있는 대로 애를 쓴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저녁거리를 마련. 취를 뜯는다.

여유만만하게 놀며 다녀 하산하니 오후 3시 반.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모도(아이디)가 지어주는 점심겸한 저녁밥을 한 술 뜨고 그대로 뻗어버린다. 대피소 위층에서 쿵쿵거리든 말든 단잠에 빠진다.


한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늘 아침 들어온 팀이 백운동을 거쳐 들어와 있다.

이렇게  클럽설악은  4차례에 걸쳐 수렴동 대피소로 모여 들었다.

너머와 모도 문우가 토요일 오전 백운동을 거치고 나는 토요일 오후 백담사를 거치고,

일요일 새벽 헤이즐럿 부부와 동생이 수렴동으로, 미수기 말용 후니가 백운동으 로 내려와 우리 모두는 수렴동에서 일요일 저녁밥을 함께 한다. 가슴이 뿌듯하다.

함께 모여 함께 하는 이 기분-

오늘 밤 따라 별이 유난히 곱다.

수렴동대피소 자갈밭에서 보면 하늘이 타원형으로 뚫렸다.

그런 것을 <천공>이라 한단다.

까만 하늘은 마치 호수 같다. 하늘호수.

하늘호수에 북두칠성이 빛나는 금성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


내 가슴도 별을 따라 흐르고 ........

우리들 가슴도 모두 그럴 것이다.  별을 따라 흐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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