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께면 서리내리는 이곳 가을.
제법 심한 서리도 곧잘 견뎌내던 국화들을
된서리는 무서워 꺾어 들였다.
11월 10일까지 견뎌준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하면서...
대국은 도저히 못 피우고 마는 이른 추위.
자주 '왜 이곳에 터를 잡아서는...' 한다.
곁가지 따서 분에 아무렇게나 꽂아둔 녀석들이
정작 화단에서는 서리에 가버렸는데도
집안에서 곱게 핀다.
이만한것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토종국화는 얼다 녹다하면서 아직은 뜰에 그대로...
귀부인의 키가 올 해는 너무 자라 하늘을 찌를양..
이 아이도 서리에는 끄떡없다.
꾿꾿하던 아스타가 이제 견디기 어렵나보다.
폼폼국화도 서리정도는 강하게 견딘다.
와인컵 양귀비는 줄기차게 피더니
이 녀석도 된서리에 꽃송이는 모두 떨궈버렸다.
처마아래 터 잡은 낮달맞이가
그 색을 진하게 하고 서리피해 피고있다.
청화쑥부쟁이도 짱짱하고
홍조팝은 물든잎이 곱다.
처음키우는 버베나도 입동을 지나서도 꽃이 달려있다.
당아욱(애기접시)은 씨앗 틔울때는 작고 여려서
애를 태우더니,
자리잡고부터는 큰 덩치로 피워대다가
잘라버린후에도 새 순을 내서 서리에 아량곳않고 핀다.
사포나리아다.
초가을 사다 심었는데 지금 짐작으로는 겨울을 날것 같다.
양귀비싹들이 옹기종기 겨울채비를 하고
패랭이도 아직 씩씩
위실나무는 잎을 모두 떨구었다.
해마다 꽃을 피우지 못하는 수국을 비닐로 싸맺다.
목단도 싸주었다.
꽃무릇과 딤스로켓도 된서리 몇번 내렸는데도 싹이 푸른걸 봐서는
겨울을 이겨낼것 같다.
여름내내 곷피우던 분홍안개 새싹은
분에 옮겨 안으로 들여볼 생각이었는데,
겨울거실에서 분홍꽃을 잘 피우고 있다.
11월 10일-
아직은 남아있는 몇몇 꽃들로 하여 쓸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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