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다시 밤 새워 줄줄...
새벽 3시면 한국 6시 15분.
그 시간이면 잠 깬다.
창을 열고보니 처마끝에 물 떨어지는 소리.
에잇~~~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을 감는다.
정신이 말똥 말똥....
걷어치우고 옷을 챙겨입고 짝을 깨웠다.
"일단 나가자"
툴툴대는 짝을 이끌고 옆 방 일행도 깨워 나서니 4시반.
하늘에 별이 떴다.
"와~~우....에베레스트가 보이겠다. "
가쁜숨을 몰아쉬며 남체 전망대를 향하니
군인들이 총을 들고 보초를 서고 있다.
바디 랭귀지(?)로 샬라샬라를 해 가며 부대 옆으로 난 전망대를 오르니,
와우~~~
무슨 행운이양~~~~~~~
데보체도 촐라체도 아마다블람도 보인다.
에베레스트가 검은 모습을 나타냈다.
허리에 흰구름을 감고 어둠속에 나타나는 설산군들...
카메라에 담기는 아직 어둡다.
'기다리자.'
지구에서 가장 높이 솟은 에베레스트의 검은 모습을 보며 감동한 발길을 멈추고
숨을 죽이고 섰다가
아무래도 안되겠기에 카메라를 뒤져 하늘을 보니...
어? 어디갔어?
그 사이 구름속에 숨어든 산군들...
그것이 이번 트렠에서 내가 본 에베레스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낮에 다시 일행은 오전 내내 전망대를 돌며 기다렸으나 끝내 에베레스트는 나타나지 않았다.
-- 가운데 검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 양쪽이 촐라체.(부대안 전시장 사진임)
태양도 겨우 비 구름 사이로 내밀고...
우~~시
장마다 꼴두기 일 수 있나-
하늘에 걸린듯한 아슬한 출렁다리를 지나고...
레프팅를 하면 무시무시할 듯한 빙하수 계곡도 지나서..
가난하지만 해맑은 그들 아이의 미소도 뒤로 하고
중간에 하룻밤을 더 자고,
루크라로 내려왔다.
루크라는 여전히 밤을 새워 비가 내렸고
때맞추어 비행기가 뜨지 않을까 조마거려야했고
트레킹에 나선 각 나라 사람들은
며칠 뜨지 못한 비행기로 루크라 작은 공항에 발이 묶여 있었다.
손님이 제때에 오지 못하니 포터들의 일감도 줄어 철조망 너머엔 일거리 찾는 포터들이 한 가득이다.
아침 5시 45분에 서둘러 밥을 먹고 기다린 결과
7시에 첫 비행기가 떴다.
"휴~~~살았네..."
내 다음 꿈은 이곳에 남겼다.
쿰중 마을 너머에 있는 고쿄와 칼라파트라를 가는 길이다.
이제 알았다.
직장을 가지고 짧은 시간에 희말라야를 둘러본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몬순안에 갖히면 설산도 별도 달도 못 본다.
직장을 접는 날,
한달쯤 시간을 가지고 다시 루크라 비행기를 타면 된다.
그리고 고쿄를 들러서 칼라파트라를 갔다가,
ABC(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를 들리면 된다는 것을....
고소증이 오면 한 곳에 이틀쯤 묶어가며 다니면 된다.
마음 맞는 친구가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겠으나,
혼자도 가능하다.
가이드 한명. 포터 한명, 배낭을 매어 줄 꼬마 포터 한명..
단, 현지식으로 버티어야한다.
희말라야는 그리움이 있다.
그 산속은 다르다.
신비롭고 경이롭고 때때로는 정말 장관이다.
고생하는 만큼 가슴이 가득...
벅찬 감동이 수시로 온다.
여행에 무엇을 가져가느냐 보다 무엇을 두고 가느냐가 맞다고 한다.
두고 가야할것은 시간관념. 돈 생각. 목적의식. 우월감 등.....이고
가져가야할 것들은 유머감각. 주변에 들려줄 이야기를 담을 가슴...등이라 한다.
살아가면서 또한 버려야 할 것들은 여행에서도 버려야하는 것인가보다.
제때에 내려온 덕에 카트만두 하이얏트에서 충분히 하루를 쉴 수 있었다.
수영장이 딸려 있고 꽃길 조깅코스도 있으며 스파를 즐길수도 있다.
------하이얏트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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