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샹그렐라

향로봉 상고대

달빛뜰 2015. 2. 21. 13:52

새로,

국립공원지킴이 공채에 응시했다가 붙어서 2015년 1월부터 근무다.

 

가을은 서투른 가을걷이로 손가락이 터져가며 일해야했고,

일찍 들이닥친 추위에 적응하느라 덜덜거려야 했다.

그렇게 퇴직하고 5개월은 한.두달같은 느낌으로 후딱 달아났다.

 

해 맑은 날은 봄같은 ,

2월도 중순을 넘기고 산비둘기가 구구 거린다.

숲에는 새들이 재재거리는것도 봄이 왔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설날-

집이 가까우니 명절근무를 자청했다.

연짱 3일을 내린 눈 덕에 지킴터 뒷산이 하얗게 상고대가 덮혔다.

눈 안개가 뿌옇게 가렸어도 상고대능선은 나를 설레게 하고도 남아서

고든재까지만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는데,

능선의 상고대가 너무 아름다워 그만 향로봉까지 가고 말았다.

 

'순찰'이라며 산을 가도 되는 직업이라니...

행운치고도 큰 행운이지않은가-

 

 

설날 아침 창가에 드는 해는 투명하지 않으나 은은하여

창 아래 둔 화분이 마치 붓으로 그린 그림같다.

 

고든재로 오르는 부곡계곡 나무사이로 봄이 드는듯...

 

눈 안개 흐르던 산길은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덮힌 산길을 오르는 일은 언제나 가슴뛴다.

 

집에서 4.1키로만 오르면 고든재이다.

도심에선 할 수 없는 일-

상고대 능선 눈에 드는 순간 곧바로 짐챙겨 산으로 오를 수 있는 이곳은 나의 샹그렐라다

 

 

뿌연 눈 안개가 산길을 휘감고 흘러서 얼굴이 따갑다.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한 상고대는 몽환적

 

 

어느새 안개 걷히고 하늘이 맑은 얼굴이 되었다.

 

해 나는 일은 좋으나

상고대는 따스한 빛에 금방 녹아내린다.

 

 

누구네 집일까?

안을 들여다 보고 싶은걸 꾹~~참는다.

행여 주인을 놀라게 하는 일 될까봐....

눈 덮힌 숲-

참 좋다.

 

향로봉 오르니 다시 안개가 드리워진다.

 

 

 

남대봉까지 가고 싶은걸 참는다.

근무중'순찰'을 핑개하고 나선 길이라...

 

설날임에도 산객은 더러 만난다.

하나같이 반가운 인사를 건넬수 있는 것은 이 아름다운 눈 덕일게다.

 

 

 

눈 덮힌 숲으로 드는 햇살이 눈부시다

 

부곡저수지-

저수지 아래는 수달이 산다.

저수지 아래는 수달 서식지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부적합한것 같은데..

수량도 적고 먹이사슬도 부족한것 같고,

바로 위에 젓소 사육장도 있어 환경도 좋지 않은데 수달이 있다.

나는 최근에 이 수달이 이웃 송어장 송어를 먹이로 하여 산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이 이 수달에게 부디 송어를 나누어 주어

수달이 살아갈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래본다.

 

나의 샹그렐라에는 수달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 지속되었으면.......

새해에 부쳐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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