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샹그렐라

[스크랩] 색의 향연

달빛뜰 2016. 6. 3. 15:01




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

설겆이를 하다 내다 본 부엌 창밖.

때 이른 뜨거운 햇빛이 와르르 쏟아진 내 작은 뜰


어질 어질 제 멋대로 심겨진 꽃들은

그래도 바지런한 주인닮아 바지런히 피어준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또 그 노래를 주절 주절 부르며

얼음을 넣은 믹스커피 한잔을 해 들고

평상으로 나간다.



참 신통도 하지.

우찌 저리 고운 빛으로 온것일까...







무슨 색 무슨색해도,

나는 개인적으로 이 하얀색이 가장 좋다.

색갈만 선택하라면 연록빛과 보라지만,

꽃으로 선택하라면 단연 흰꽃이다.


눈이 부시지 않은가-



지나는 길 한 곳은 온통 장미였으면 하고,

여기에다 장미 35포기를 심었었다.


싸고 또 쌌것만

한 해 지나고 나니 절반이 얼어죽었다.


2014년에는 아예 미니 하우스를 만들어 씌웠으나,

그래도 못 견뎌했다.


지난해는 두터운 보온재를 여러겹 씌우고 비닐덮고...

그래서 겨우 건진 면 안되는 아이들.

두포기를 얼리고는 이제 13포기가 살아있다.


그 빈자리에 위실도 한그루,

다알리아랑 바람꽃이랑 추명국도 한 자리 주고,

아예 씩씩한 패랭이를 들여 앉혔다.



픽픽 쓰러지게 뜨거운 햇살과

오래 계속되는 가뭄에 목 말라하며

밤 마다 뿌려주는 수돗물신세를 지며

아슬아슬 그래도 피어주는것이 고맙고 대견하다.


크레마티스라고 가져다 심고는

봄부터 여름내내 아침저녁으로 들여다 보아도

꽃 구경을 못하고 이렇게 생긴 아이만 오르르 매달려서

' 나 참...야릇해라" 를 되풀이하면서 지난 해를 넘기고 말았는데,

(지난 해는 얄미워서 사진 안찍어줌. 올 사진임)




올 해는 보란듯 요렇게 꽃이오그오글 피어나서

나를 순 거짓말쟁이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나는 분명 지난해는 꽃을 못 보았다.

출입구에 있어서 안 볼수 없는 장소인데...



이렇게 이상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면서

여름은 채 봄 가기도 전부터 설쳐대고

내 작은 <달빛 뜰>에는

질서없이 마구 꽃들이 '색의 향연'을 퍼대고 있다.









출처 : 모정의 뜰
글쓴이 : 달빛(횡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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