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 설겆이를 하다 내다 본 부엌 창밖. 때 이른 뜨거운 햇빛이 와르르 쏟아진 내 작은 뜰 어질 어질 제 멋대로 심겨진 꽃들은 그래도 바지런한 주인닮아 바지런히 피어준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얼음을 넣은 믹스커피 한잔을 해 들고 평상으로 나간다. 참 신통도 하지. 우찌 저리 고운 빛으로 온것일까... 무슨 색 무슨색해도, 나는 개인적으로 이 하얀색이 가장 좋다. 색갈만 선택하라면 연록빛과 보라지만, 꽃으로 선택하라면 단연 흰꽃이다. 눈이 부시지 않은가- 지나는 길 한 곳은 온통 장미였으면 하고, 여기에다 장미 35포기를 심었었다. 싸고 또 쌌것만 한 해 지나고 나니 절반이 얼어죽었다. 2014년에는 아예 미니 하우스를 만들어 씌웠으나, 그래도 못 견뎌했다. 지난해는 두터운 보온재를 여러겹 씌우고 비닐덮고... 그래서 겨우 건진 면 안되는 아이들. 두포기를 얼리고는 이제 13포기가 살아있다. 그 빈자리에 위실도 한그루, 다알리아랑 바람꽃이랑 추명국도 한 자리 주고, 아예 씩씩한 패랭이를 들여 앉혔다. 픽픽 쓰러지게 뜨거운 햇살과 오래 계속되는 가뭄에 목 말라하며 밤 마다 뿌려주는 수돗물신세를 지며 아슬아슬 그래도 피어주는것이 고맙고 대견하다. 크레마티스라고 가져다 심고는 봄부터 여름내내 아침저녁으로 들여다 보아도 꽃 구경을 못하고 이렇게 생긴 아이만 오르르 매달려서 ' 나 참...야릇해라" 를 되풀이하면서 지난 해를 넘기고 말았는데, (지난 해는 얄미워서 사진 안찍어줌. 올 사진임) 올 해는 보란듯 요렇게 꽃이오그오글 피어나서 나를 순 거짓말쟁이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나는 분명 지난해는 꽃을 못 보았다. 출입구에 있어서 안 볼수 없는 장소인데... 이렇게 이상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면서 여름은 채 봄 가기도 전부터 설쳐대고 내 작은 <달빛 뜰>에는 질서없이 마구 꽃들이 '색의 향연'을 퍼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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