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보다 늦게,
비 뒤로 첫눈이 폴폴~~
제법 잔디밭에 하얗게 내렸다.
오늘이 <소설>이다.
--눈 발 날리는 겨울 산---
바람이 차다.
'수요일부터 춥다니까
장미는 화요일 싸야겠다' 하다가,
무슨 생각으로 월요일인 어제 장미를 싸놓길 잘했다.
젖은 땅을 무거운 보온재를 끌고 다니며
장미 싸느라 끙끙댈뻔 했다.
아침 해가 비쳐드는 창이
서릿발로 하얗길래
기상청 안맞고 추우면 어쩌나...
했던것이 적중했다.
---장미(대륜) 싸 주기...얇은 보온재 1번. 두꺼운 보온재 두 겹. 비닐 다섯 겹.-
강원도 겨울은 길다.
여기 치악산 동쪽자락인 고든재 바람은
유난스럽다.
계곡바람이 휘몰아치는
정수리에 있는 우리집은
겨울은 어렵다.
오죽 추우면 개가 살 집을 담장 아래 바람 적게 들고
해가 가장 잘 드는 곳으로 선택해 줬을까...
예쁜 노랑 겹접시도 이렇게 싸준다.
첫 해 그냥 뒀다가
예쁜 접시들 다 잃었다.
방울철쭉도 어린묘목은 싸준다.
이 아이도 그냥 두니까 꽃눈이 얼어버려서
나무는 있는데 꽃은 못피우던 걸 기억하고...
씩씩한 프록스.
분홍꽃이 한 아름 무더기로 피는 이 아인
추워지면 단풍처럼 예쁘게 물 들면서 겨울을 맞는다.
첫눈에 젖은 분홍 인동.
꽃은 다 떠난자리에
홀로 첫눈을 맞이했다.
바람꽃은 요 며칠 포근하니
봄인줄 알았다가
눈바람에 푹~~~
올 해 처음 심어본 하설초다.
얘도 이름과는 달리 겨울을 잘 날것 같다.
두메양귀비
지난 해 모종으로 옮긴 아이가
꽃은 비실거리더니
아이구야~~~후손을 잘 남겼다.
원하는 곳이 아니지만 그래도 잘 키울 생각이다.
겨울 초입에 들어 꽃들 사이 풀을 말끔히 뽑았다.
너저분하던 바위틈도 파내고 정리를 했다.
봄이 되면서 아직 꽃들은 보이질 않는데
풀은 제 먼저 올라와서
풀 뽑다보면 뭔지모를 작고 여린뿌리들이 뽑혀나와서
가을풀 뽑기를 철저히 해 보았다.
내년봄을 지켜봐야지....
쌩~~~
찬 바람 드는 창밖을 보면서
정리된 저 바위틈에 뭘 심을까.....궁리하는 것도
재미있다. 행복하다.
겨울이 왔다.
친구가 전화해서
"겨울 채비는 다 했냐?" 해서
둘둘 싸놓은 장미밭을 찍어 보냈더니
<ㅍ> 자를 날려보냈다.
피~~거나 푸~~~일게다.
지가 말하는 겨우살이는 김장. 장작 들이는것 같은,
지극히 필요한 일상일텐데....ㅎ ㅎ~
우리집은 이제
겨울잠에 들어간다.
나무 아래 작은 의자로
찻잔을 들고 앉을 봄을 기다리는 것이
내 일상이 될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