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샹그렐라

쿵~~하고 봄은 왔다

달빛뜰 2017. 4. 11. 13:46


바로 며칠전에

따스한 봄볕따라 온 복수초 아일

찬 눈으로 덮어놓더니


봄비가 내리고

구름이 산 허리를 감는다.


겨우내 말라있던 수로에 다시 물이 흐른다.

매년 4월 10일에 농수로를 청소하고  물을 내려서

나는 물소리 촬촬하는 소릴 듣고자 돌 몇개를 던져둔다.

긴 수로를 따라 나리도 올라오고


야생 물망초도 피어난다


                              .

머위도 지천이고

부지런만하면 달래도 지천으로 수로를 따라 자란다.

 홑잎나물. 향취나물. 참취..등

뜯기싫어 못하지 먹을거리가 지천인 이 수로는

내게 축복같은 존재다.


단-

주기적으로 수로를 따라 내가 관리를 해줘야 풍성한 나물들을 만날수 있지만...


열린 대문으로 봄은 쿵~~~하고 어디선가 떨어진듯 하며 들어 왔다.


집안에서 웅크리던 화분 두개를 외출시켰다.

봄비에 젖으면 봄 이구나...하라고.

쉘릭스도 잎이나오고


히어리도 피었다.

우리집에서 세번째쯤 부지런한 아이다.


히어리의 병아리 같은 색도 곱지만

나는 거꾸로 매달려 종같이 피는 모습이 귀여워서

10그루를 여기저기 둘러심었다.





봄은-

초여름같은 흐드러지는 꽃들을 피워내지는 않지만,

그들을 위한 새순들을 와르르~~쏟아내는데

그 매력이 한층 돋보인다.


봄은,

봄비를 데려와서

살구꽃망울에 보석을 달아놓기도 하고

작아서 앙증맞은 깽깽이 꽃잎에 매달리도 해서

어제까지도 일하느라 힘들었던 내마음을

촉촉 눈물로 적셔놓는다.

하얀 튤립은 봄비에 얼굴 안적신다.

착- 접고 비 그치고 해나기를 기다려서

얌체같아 귀엽다.










이파리에 맺힌 물방울도

꽃에 맺힌 물방울 못잖게 아름답다.

매발톱 이파리다.

이 아인 하얀 할미꽃

수선화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딸아이는 수선화를 좋아한다...는데..

이번 여행길이 망설여지는 이유중 하나는 수선화의 흐드러짐을 못 보게 될까봐이다.


천천히 피고 있기를 바란다.



아~

루핀이파리에 내려앉은 물방울이다.

이파리 사이틈으로 흘러가지않고 둥글게 말고 있는 모습에

오늘아침 감탄사를 제일 맣이 보내줬다.

오래전-

산행길에 지나는 습지 돌길에

흐드러졌던 금낭화를 한 동안 못잊어 했었다.

아마 한시간쯤 그 길을 걸었던것 같은데,

지금도 그 길에 금낭화가 있을래나...


그 길 그리워하며 작은 담따라 금낭화를 가꾼다.

너무 번져 고민거리긴 하지만...


록클래스가 핀다.

이 아이 살려내기가 나한테는 무척 어려웠는데,

봄 되자마자 사는집을 동쪽으로 향한  돌 담위로 옮겨줬더니

뜻밖에 잘 자란다.

내한성도 무척강해서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를 누 껌쩍 않고 살아냈다.

이상한 일이 생겼다.


고개숙이고 피는 토종 할미꽃이

고개들고 피는 동강할미꽃 옆에 살더니

고개각도가 반반인 할미꽃이 되었다.


아래 아이는 크고 편한 집을 나와 자립.

저 험한곳이 좋을까...싶게한다.

부러 심어도 자라기 힘들게 생긴곳에 자리잡다니...


미국제비야 근처에 심었으니

바위틈에 의지한다쳐.

                           

비올라는 무슨 영문으로 이 틈에 집을 지었나-


3단 앵초도 한몫한다


토종앵초도 바글거리고..

숙근양귀비도 수북한걸보니

올 해도 고운 꽃 만나겠다.

나의 희망중 그 순위가 앞이다

진주목걸이도 머리떻게 생겼다.

겨우내 먹고 놀더니 긴 머리가 되었다.

작약도 꽃 피울준비에 바쁜 나날같고

백합도 시를 다투고 있다.

손톱만한 아일 지난해 심었더니

올 해 이렇게 자랐다.

추울까봐 겨우내 솜이불덮어 키운 덕이다.


이 재미에 올 해도 씨앗틔워 또 심었다.

이 아이도 올 겨울 이브자리 한채 마련해야겠다.

토종과 결혼하여

혼혈 낳는 동강댁이다.

그 재주에 감탄사를 보내야겠다.

<검은 비올라>라하여 심었는데...

검은색을 다시 인시하게 만드는 아이.


우리집 ,

아직은 빈뜰에

옹기종기

아기자기 봄이 움트고

나는 꿈이 몽글몽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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