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산골 하루1

달빛뜰 2016. 12. 4. 11:50

(1)

올 겨울은 지난해 보다 좀 덜 추운것같다.

지난 해 12월은 초부터 추웠던것 같은데..


---아침 6시 40분경의 하늘.그냥찍어서 흔들렸다.----

12월 4일-

어제는 하늘이 청명하고 바람도 없어 봄인줄 알겠더니,

오늘은 구름이 덮혔다.

춥지않다해도 영하의 날씨라

개 물그릇이 꽁~~얼었다.


어김없이 해탈과 산책을 하고 들어와

해탈이와 한참논다.

이 녀석 만 2년이 지나면서 좀 젊잖아지는가 싶더니

요즘은 곧잘 잔디밭에 뒹굴며 다리를 나한테 걸치고 엉덩이도 들이밀며

그렇게 편안하게 논다.


반려견과 신뢰가 생기기까지는

세월을 많이 요하는 것 같다.

개의 급소로 알려진 뒷 다리 다이에

내 손을 마음놓고 허락하고

다리를 걸치는 행동은 해탈의 경우 어려서는 잘 안하던 버릇이다.


햇살 도톰한 낮에는 꾸~벅이며 잘 조는데,

오늘처럼 구름끼고 썰렁한 날은 개도 웅크린다.


망루에 올라서 망중한을 즐기는지


어째 내눈엔 심심한 것 같아

냉동고에 넣어뒀던 뼈다귀를 가져다 주니

깨물고


엉덩이는 치켜들고 뼈다귀에 빠졌다.



개는 수시로 저렇게 뼈다귀 씹는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 2 )

산골 겨울찬꺼리는 마땅하냐면서,

옥자형님이 바지락을 보내왔다

내겐 단순 바지락이기보다는 추억이어서

가슴이 찡~~한다.

서울살때 수영장에서 수년을 함께 수영하고

 함께 여행도 많이했던 선배의 마음이라서.


냉동고에 나눠넣고

국도 끓였다.

내년봄까지 아꼈다가

쑥이 나오면 쑥국을 끓여야겠다.


(3)


지개나 손 수레를 끌고

양지바른곳의 나무를 해 온다.

장작에 불을 붙이는 불쏘시개 용도다.


이렇게 비닐을 덮고,

하우스안에도 보관한다.



자루에 솔갈비도 긁어다 보관.

눈오고 얼어붙는 한 겨울을 건너갈 나무를 준비하는 일이다.

운동삼아 조금씩이라 정작 나는 힘들지않은데,

시골 사람들이 보기에는 딱한가보다.

그냥 기름때고 살라하신다.


구들에 장작지펴 따끈한 방바닥에 등을 붙이고 자는 일에

이만한 노동이야 못할까...


(4)

자잘한 일상들을 느긋하게 끝내고

커피 한잔을 타서 들고 빈 뜰로 나섰다.


산골 겨울이야 별 다른 일이 없으니 한가롭기 그지없다.

작약심은 밭에는 낙엽덮개에

숟가락 이름표만 쓸쓸하다

지난 여름 처음보는 예쁜 꽃이었는데,

다년초는 아니고

씨앗이 터서 저렇게 겨울을 날 것인가-

아니면 얼어죽나-

겨울 지나 봄이면 싱싱해지기를 빌어본다.



이렇게 예쁜꽃이 피어나면 좋겠다 다시 심지 않고도...

다시 심는 성가심이 아니고

다시 피는 경이로움이 되기를...

해탈이가사는 해탈정에는

겨울 햇살이 살그머니 스며들었다.

볕 좋은 날은 따스하게 들어서

참 아늑해보이는데..


애기때는  깔고 자라고 넣어주는 옷가지를 부지런히도 물어내더니,

요즘은 가만 둔다.

추운밤엔 어쩌고 자나 싶어 들여다보면

저 옷가지에 머릴 대고 잔다.


그래도 추울까...하는 마음에

바닥에 두툼한 방석이라도 깔아주는날은

영락없이 안들어가고

밖에서 잔다.


낮선물건이 싫은것 같아 도로 꺼내버리면 들어가는걸 보면,

개는 익숙한 자기냄새가 베어있어야 안정을 찾는가보다.

지난해 깔았던 바닥재나 옷가지를 가져가면

끌어안고 좋아라 한다.


그걸 안 후로는 다른 옷가지를 넣어주려면

몇번 냄새를 묻히고

곁에 두기도 하면서 낮을 익혔다가 넣어준다.


우리개만 까탈인가-


이렇게 산중 하루는 별탈 없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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