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린자니 2

달빛뜰 2012. 6. 11. 15:29

 밤새 몰아치던 바람은 여전하다.

새벽 2시반-

강 대장의 께우는 소리에 눈 을 떴으나 영 움직이고 싶지 않다.

차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길을 나선다.

3시다.

화산재 오르막을 세발 앞으로 한발 뒤로...를 하며...

바람에 못 이겨 정상을 포기한다.

나를 잡고 함께 가시려는 모아 산악회 회원 한분에게 도저히 미안해서 안되겠다.

강 대장도 마찬가지다.

우리 팀이라면 무리를 해 보겠으나 다른팀 따라온 처지라

너무 늦어질까봐 중봉까지만 가기로 한다.

 

정상이 바로 눈 앞-

딸아이는 씩씩하다.

그 애만 가면 나는 상관 없으니...

 

중봉의 바람도 무시하지 못하여

겨우 일출 사진을 찍는데 손이 흔들리고 입속은 모래투성이다.

화산 호수에 아침이 비쳐든다. 화산 안에 또하나의 화산이 있는 산

어이쿠~~~구르면 데굴~~~하고 말 비탈.

거친 바람에 날려가면 끝장 날것 같던 절벽..그리고 비탈.

 

 

그래도...아름다운 호수의 아침이다.

 

 

 딸아이가 내려가고 있다.

 

 구르면 정말 끝이될것 같은 낭떠리지를 .....

바람 절벽을 지나고, 화산재 미끄럼을 타면서 다섯시간여...

텐트로 내려와 아침을 먹고 ( 나는 우유에 빵조각을 먹고 배탈난 아침) 

10시쯤에 호숫가 텐트촌으로 내려오다.

 

햇살은 무지막지 따가우나 산은 초가을 같다.

내리막길은 가파르고 바위투성이라 자칫 넘어지면 큰 사고 날것 같아 천천히 걷는다

비탈 산길에 비하면 호수빛은 잔잔하다.

 

호숫가를 둘러 다른 사람들도 텐트를 치고

낚싯대도 드리우고...낭만을 낚는다.

 

우리도 텐트를 쳤다.

안개구름이 피어오르는 숲에...

 

옹기 종기 저녁을 먹는 일행들...

된장국맛이 끝~~내주는 저녘이었다.

우리 강대장의 된장국. 김치국 실력은 알아줘야한다.

 

산 등선에는 여전히 저녘구름이 피어오르고..

 

숲은 비쳐드는 햇살에 전율이 일고

깨알같은 꽃잎에 이슬로 맺힌다. 아름다운 숲속 저녁이다.

 

아쉬워서 한 컷~~더-

 

호수도 저녘빛에 아름답게 물들고

덮혔다 걷혔다 하는 안개구름이 그리움을 부른다.

그립다 나는 ...

 

바람 거칠던 밤 하늘의 반짝이는 별 아래서도 그립고

안개빛 호수 그림자에도 나는 그립다.

가슴이 시리도록 .....

딸과 함께 쓰던 텐트

 

린자니 봉우리 위로 달이 떴다.

달이 눈물같은 밤이다.

 

모닥불을 피우고 포터들과 노래하면서

 즐거움도 힘든 트렠길도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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